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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추란 무엇일까?

by 오늘의뉴스는 2025. 8. 13.

안녕하세요. 오늘은 입추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입추의 정의와 의미

입추는 24절기 중 열세 번째 절기로, 양력으로는 8월 8일 무렵, 음력으로는 7월에 해당합니다. 태양의 황경이 135도에 있을 때를 가리키며, 대서와 처서 사이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시점부터 입동 전까지를 가을로 구분하며, 여름이 끝나고 가을이 시작됨을 알리는 중요한 절후입니다. 농경 사회에서 입추는 계절 변화의 지표로 여겨져 농사 일정과 생활 계획을 세우는 기준이 되었습니다.

입추의 유래와 역사적 기록

입추의 기원과 관련된 기록은 『고려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려사』 권50에는 입추를 7월의 절기로 정의하며, 초후에는 서늘한 바람이 불고, 차후에는 흰 이슬이 내리며, 말후에는 쓰르라미가 운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는 입추 이후 나타나는 계절 변화를 세밀하게 묘사한 예입니다.

또한 『고려사』 권6 정종 2년 기록에는 입하부터 입추까지 백성들이 조정에 얼음을 바치면 대궐에서 사용하고 대신들에게 나누어 주었다고 전합니다. 이는 입추 직전까지 무더위가 이어졌음을 보여줍니다.

『고려사』 권84에는 입추 날에 관리들에게 하루 휴가를 주었다는 내용도 남아 있어, 이 시기가 단순한 계절의 전환점이 아니라 사회적·문화적으로도 의미가 컸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입추 시기와 농경 생활

입추는 농경 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었습니다.

벼가 이삭을 팼다가 여물어 가는 시기로, 한 해 농사의 성패를 가늠할 수 있는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조선 시대 농부들은 입추를 기준으로 농사 일정과 가을 준비를 철저히 세웠습니다.

이 무렵의 날씨는 벼뿐 아니라 콩, 참깨, 기장 등 여름에 심은 작물들의 결실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기 때문에, 농민들은 하늘을 유심히 살피고 바람의 방향과 구름의 모양, 공기의 습도까지 세밀하게 관찰했습니다.

입추에는 풍년을 점치는 민속이 전해져 내려왔습니다.

이날 하늘이 청명하면 만곡, 즉 곡식이 가득할 것이라 믿었으며, 비가 조금 내리면 길조로 여겼습니다.

하지만 비가 많이 내리면 벼가 물러지거나 병충해가 번질 수 있어 흉년을 걱정했습니다.

또한 천둥이 치면 벼의 수확량이 줄고, 지진이 발생하면 다음 해 봄에 소와 염소가 죽는다는 속신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믿음은 과학적 근거라기보다 오랜 경험과 관찰에서 나온 농부들의 지혜였으며, 하늘과 땅의 변화가 곧 농사의 결과로 이어진다는 세계관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입추가 지난 뒤에는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기도 하지만, 낮과 밤의 기온 차가 커지고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합니다.

이 시점부터 농부들은 본격적으로 가을 대비에 나섰습니다.

대표적으로 김장용 무와 배추를 심어 초겨울 김장에 대비했으며, 고추와 콩 같은 작물은 서리를 맞기 전까지 수확할 준비를 했습니다.

벼는 병충해 예방을 위해 논의 물 관리에 신경을 썼고, 장마 이후의 습해를 막기 위해 배수로 정비를 마무리했습니다.

 

또한 입추 전후에는 마을 공동체 차원에서 제사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특히 입추 후 비가 며칠 이상 계속되면 ‘기청제’를 지내어 맑은 날씨를 기원했습니다.

기청제는 마을 어귀나 산신당, 혹은 논두렁에서 간단히 올렸는데, 농사에 해가 되는 장마가 이어지면 하늘에 정성을 드려 날씨를 바꾸고자 한 것입니다. 이런 의식은 농경 사회의 하늘 의존적 특성을 잘 보여줍니다.

결국 입추는 단순히 여름과 가을의 경계일이 아니라, 농사 결과를 결정짓는 중대한 시기였습니다.

이 시기의 날씨와 농사 준비가 그 해 겨울 식량 사정에 직접적으로 연결되었기 때문에, 농민들에게는 정신적으로도 큰 무게를 지닌 절기였습니다.

 

입추란 무엇일까?